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치 (1)

· 824 단어 · 4분 소요

이 시리즈:

  1. 시장의 역사 – 이 글.
  2. 경제적 관점
  3. 소프트웨어 기술적 관점 – 예정.
  4. 직원들의 관점 – 예정.
  5. 마치며 – 예정.

이 글:

개요 🔗

소프트웨어 사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 실무자, 경영진 모두에게 중요한 기술이다. 소프트웨어가 업계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더 이상 이 무형 부문을 무시할 수 없으며, 기존과 크게 다른 평가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무자는 자신의 성과가 비즈니스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해야 더 효과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 물론 가치평가는 과학보다는 예술에 가까우며, 수치적, 감성적 판단이 모두 필요하지만, 이 시리즈는 그런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관점들을 제시하려 한다.

소개 🔗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들 목록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애플 ($2.2T), 마이크로소프트 ($1.7T), 구글 ($1.3T), 아마존 ($1.1T), 테슬라 ($640B)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에 우리는 과도한 낙관론에서 비관적인 절망론으로의 급격한 변화를 (다시금) 목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물리적 요소를 눈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두려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GitLab은 상장 후 기업 가치가 150억 달러에 도달했지만, 그들의 공시 자료(S-1)에는 주소조차 없었다. 회사가 재택근무로만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금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재무제표에 등록된 장비는 5백만 달러 정도의 가치밖에 안 된다). 누적 적자는 6억 달러를 넘었다. 회사의 프로그램 코드가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그것조차도 오픈소스로 대부분 공개되어 있다. 물론 이 특정 기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러한 무형 사업들은 다음 10년간 더 많은 시장 가치를 차지할 것이다 (핵전쟁이 인류를 선사시대로 되돌리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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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1971년 브레턴우즈 체제가 끝난 이후, 강력한 미국 달러조차도 물리적인 형태(금)에 의지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무형 경제로의 전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대신, 그를 받아들이도록 정신 모델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이 모델은 주위의 지속적인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투자, 이민, 이직, 소프트웨어 설계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민을 해오면서 가다듬은 내 모델을 기록하고자 한다. 아주 기초적이지만 유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장의 역사 🔗

전략 이란 1) 과거를 해석하고, 2) 미래를 예측하고, 3) 지금 실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과거의 주가 변동을 보는 것으로 시리즈를 시작해보려 한다. 비록 주가와 “가치"는 크게 동떨어질 수 있지만, 과거의 주가는 고정되어 있고 복잡한 해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가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2000년경 인터넷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시장은 이에 대해 과도하게 흥분했고, 모든 기업 가치를 하늘로 끌어 올렸다. 많은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았고 단계적으로 폐기되었지만 (예: pets.com), 견실한 기업들도 큰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주가는 113달러에서 5.51달러(주식 분할 전 기준)로 95%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향후 20년간 소유하기 매우 좋은 주식이었다. 시스코는 5,46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가장 비싼 기업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그 정점을 회복하지 못한 또 다른 흥미로운 사례이다.

페이스북이 1,000억 달러 가치로 기업공개(IPO)를 하고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이 더욱 뚜렷해진 2012년 이후 시장은 다시 소프트웨어 사업의 힘을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 말까지 지속되었고, 시장은 매우 낙관적으로 되었다. 마지막 해에는 유독 기업공개 건수가 많았고, 80%의 사업이 이윤을 아직 내지 못하고 있었다1. 그렇지만 오늘날의 데이터로 시장이 “비합리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와서 위험 시그널이 명확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2021년을 무시하는 전략은 아마도 다음 기회들도 놓쳤을 것이다.

  • 2010년도 초반의 아마존: 리먼 브러더스가 고작 1년 전에 파산했고, 유럽 재정 위기 같은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아마존이 유럽으로 확장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재정 위기는 특히나 관련이 있어 보였다. 게다가, 그 회사는 핵심 소매 사업과는 무관해 보이는 웹 서비스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식은 1년 만에 거의 세 배가 되어 PER은 70을 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험에 비해 비싸 보이는 주식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그 가격대로 아마존 주식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 2013년 여름의 테슬라: 시장 가치는 몇 달 만에 4배나 증가했고, 이는 포드(Ford)와 같은 다른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벌써 비슷한 수준이었다. 테슬라가 첫 메이저 모델(여전히 매우 비쌌던 S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시장 수요와 공급 능력, 제품 품질 등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돌이켜보면, 고정 비용으로 수익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테슬라의 잠재력을 보지 않고, 재무제표만으로 테슬라 주식을 소유하기에 좋은 때는 한 번도 없었다. 시가총액 대비 테슬라의 수익이나 장부 가치는 항상 매우 작았고, 무형적 가치만이 본질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생각해보자. 소프트웨어의 무형적 성질을 고려하면, 아마도 우리는 재무제표의 어떠한 예측도 정당화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낙관론을 경계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면, Groupon, Yelp, LendingClub의 사례를 사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평가하는 데는 정량적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사실, 성공적인 투자는 1930년대 벤저민 그레이엄의 시대에조차도 수치를 읽는 것만이 전부는 결코 아니었다. 따라서, 기업 평가란 우리가 결코 완벽히 마스터하지 못할 영원한 난제라고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순간순간 최선의 선택을 내리 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

투자자는 잘 배운 두 과목만 있으면 된다: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시장 가격에 대해 판단하는가.

Investment students need only two well-taught courses - How to Value a Business, and How to Think About Market Prices.

– 워런 버핏 (1996년 주주 서한)


  1. Nasdaq shows how unusual the year 2021 was with a high number of SPA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