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세상에 내가 아는 것을 적용해보면서 실전에서 배우자 함이니 짧게나마 기록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길고 정밀하게 쓸 재주는 아직 없으니.
Bulls make money, bears make money, pigs get slaughtered.
월가에 오래도록 전해오는 말이라고 한다. 다음은 나의 욕심이 어떻게 안 좋게 작용했는지 적은 일종의 반성문이다.
2013년 1월 28일에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식을 주당 $37.45 (시총 4조 정도)에 몇 주 샀다. 2003년에 만들어지고, 2010년 6월에 상장한 후로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회사니까 엄청난 Bull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비전과 실행력을 믿었고, 제로백이 4.4s이며 한 번 충전으로 400km를 넘게 갈 수 있는 기술을 지닌 Model S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전기차처럼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업모델은 기존에 잘 나가는 투자자들도 가치평가를 잘할 수 없으므로 주식 가격이 엄청나게 변동을 거듭한다. 그러다 보니 단타의 유혹이 크다. 적당히 높은 가격에 팔고 적당히 낮은 가격에 사는 행동을 반복하자는 것이다. 사실 이는 처음 주식 투자를 하기 시작할 때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 중의 하나였다. 시간적 손실도 크고, 이런 수익을 바라면서 투자가 아니라 투기로 변질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 몇 달간은 잘 해왔다.
하지만 변동을 거듭하던 주식이 2013년 4월 16일 주당 $46 수준까지 치솟았을 때, 욕심이 눈을 가렸다. 내가 투자한 이유는 테슬라가 시총 20~50조 정도가 10년 내에 될 것으로 생각한 것인데, 가격 변동에서 이득을 보고 싶어진 것이다! 당시에는 석 달에 25% 가까이 올라서 위험 관리를 한다고 생각하며 정당화를 했는데, 욕심에 눈이 어두워진 것이 맞다.
그래서 수수료도 희석하고자 거의 40%를 매도하는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그 시점 이후 거의 곧바로 테슬라는 흑자 전환과 함께 엄청난 상승 폭을 달리고 있다. 내가 원래 믿었던 비전을 무시하고 얄팍하게 이익을 내려다가 40%의 투자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말 그대로 pigs got slaughtered!
나는 여전히 테슬라가 훨씬 더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은 별 액션을 안 취할 것 같다. 지금의 상승 폭은 너무 매서워서 욕심 없이 판단을 잘할 자신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