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생각에 관한 생각

· 403 단어 · 2분 소요
  • 원제: Thinking, Fast and Slow
  • 저자: Daniel Kahneman

Book cover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자이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독특한 약력을 지녔다. 그의 연구는 인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의사 결정을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경제적으로 의미가 커서 노벨상까지 받게 됐다1. 이 책은 저자의 그런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놓은, 그러면서도 흥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그의 연구 결과들은 재밌는 게 많았다. 예를 들어, 그가 발표한 이론 중에는 Prospect 이론이 있다.

  • A: 당신에게 100만 원이 주어졌다. 그리고 당신은 50%의 확률로 100만 원을 더 따거나 100%의 확률로 50만 원을 더 딸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B: 당신에게 200만 원이 주어졌다. 그리고 당신은 50%의 확률로 100만 원을 잃거나 100%의 확률로 50만 원을 잃을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두 연구를 따로 진행한 결과, 대다수가 A에서는 100%의 확률로 50만 원을 더 따는 것을 선택했지만, B에서는 50%의 확률로 100만 원을 잃는 것을 선택했다. 사실 두 문제는 완전히 같은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A는 100만 원에서 사고를 시작하고, B는 200만 원에서 사고를 시작하기에 결과가 달라진다. 손실을 보는 게 싫어서 사람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위험을 지게 된다.2 사람은 잃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얻는 것을 좋아하는 것보다 잃는 것을 싫어하는 정도가 2배 정도 더 크다. 이런 사람의 성향은 적용 사례가 다양하다. 주식에서 이성을 잃고 물타기를 하는 것은 흔한 예이다. 좋은 직장에서 평균보다 적은 돈을 받는 것이 안 좋은 직장에서 평균보다 많이 받는 경우보다 불행하다는 것도 비슷한 심리일 것이다.

인간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사고를 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진화의 산물이다. 맹수에게 잡아먹히는 손실 같은 경우는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다. 사냥에 한 번 성공하는 이득과 비교할 게 못 된다. 그래서 인간은 손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많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예들이 나온다. 인간이 어떻게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는지 주의한다면 조금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적절한 예제와 연구 결과를 적용하여 세밀하게 잘 써주었다. 독자로서도 세세하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

추가로 읽기 좋은 책:

  • The Black Swan: The Impact of the Highly Improbable – Nassim Nicholas Taleb
  • The Signal and the Noise: Why So Many Predictions Fail - But Some Don’t – Nate Silver

  1. Daniel Kahneman Facts from the official web site of the Nobel prize ↩︎

  2. 그 결정이 비합리적인 이유는 효용성(Utility)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억이 있는 상태에서 100만 원이 생기는 것과 10만 원이 있는 상태에서 100만 원이 생기는 것은 같은 금액이라도 후자에게 더 가치가 크다. 그래서 처음 50만 원이 뒤의 50만 원보다 가치 있다. 많은 경우에 적용할 수 있지만 위의 예처럼 전부는 아니다. 이 효용성 이론은 카너먼과 동료 Amos Tversky가 의문을 제기하기 전까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