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생 리드 호프먼은 프로페셔널 SNS인 LinkedIn을 만들고 CEO를 지낸 인물일 뿐 아니라, 엔젤 투자자로서도 엄청난 성과를 낸 사람이다. 페이팔 마피아의 일원으로도 유명하며 현재는 Greylock Partners 라는 벤처캐피털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실리콘 벨리에 관심이 많지 않으면 모르기 쉬운 인물이지만 2012년에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인물 71명(전 세계 인구 71억 중)에도 뽑힐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은 사람이다. 최근에 그가 쓴 일종의 처세술 책인 Startup Of You를 읽으며 좀 더 깊게 호프먼이라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내가 소화한 바에 따라 정리하고자 한다.
You can be a genius at analyzing which companies to buy, but unless you have the patience and the courage to hold on to the shares, you’re an odds-on favorite to become a mediocre investor. It’s not always brainpower that separates good investors from bad; often, it’s discipline.
당신이 어떤 회사를 사야 할지 고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포지션을 유지할 끈기와 용기가 없다면 그저 그런 투자자로 남을 것이다. 좋은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를 판별하는 것은 지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 철학이 그 둘을 가른다.
가장 인상 깊은 구문을 뽑으라면 바로 이 구문을 뽑을 것이다. 나에게 투자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정확하게 문장으로 표현해 주었기 때문이다. 시장 가격은 신의 영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측불허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혀 상관없는 뉴스에 가치가 요동칠 수 있고, 너무나 좋아 보이는 뉴스에 가치가 하락할 수 있으며, 오랜 암흑기를 거치다가 뜬금없이 가치가 치솟을 수도 있다. IPO를 거친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이런 사정이니 엔젤투자자들이 투자하는 회사는 말할 것도 없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을 거둔 페이스북조차 IPO까지 가는데 8년의 세월이 걸렸고, 그 중간에 위기라고 불리는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므로 저평가된 회사를 발견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런 포지션에서 오는 위험을 유지할 끈기와 용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Take intelligent and bold risks to accomplish something great. Build a network of alliances to help you with intelligence, resources, and collective action. Pivot to a breakout opportunity.
위대한 일을 달성하기 위해, 현명하고 담대한 위험을 감수해라. 지능적으로, 자원적으로, 그리고 협동적으로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라. 엄청난 기회를 향해 몸을 두어라.
Stockpiling facts won’t get you anywhere. What will get you somewhere is being able to access the information you need, when you need it.
지식을 쌓기만 해서는 그 무엇도 달성할 수 없다. 그보다는 쌓여있는 지식을 당신이 필요한 순간에 찾아 쓸 수 있는 능력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위에서 투자자가 위험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를 얘기한다면 이 두 구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말해준다. 우선 “현명하고 담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또한 엄청난 기회를 향해 몸을 둘 줄 알아야 한다. 현명한 위험이란 그 위험을 충분히 계산하라는 말이다. 담대하다는 것은 하나의 위험이 충분히 계산되었을 때, 그를 믿고 확실한 행동을 취하라는 말이다.
Success begins with opportunities. You can never be certain. Golden opportunities are not wrapped in pretty packaging with a clear label; killer job opportunities are rarely advertised on job boards.
성공은 확실치 않은 기회에서 시작된다. 황금과 같은 기회가 장밋빛 포장지에 예쁘게 싸여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엄청난 취업 기회를 구인 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는 없다.
위험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주는 부분이다.
Netflix stays nimble and iterates, always in the test phase. We call this mindset “permanent-beta.”
넷플릭스는 민첩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실험과 실행을 반복한다. 우리는 이러한 상태를 “영원한 베타” 상태라고 부른다.
여기서 특히 “영원한 베타” 상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상태는 이중적인 성격을 띤다. 첫째로, 베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미완성의 상태이고, 발전시킬 것이 있다는 반성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 때 과거의 업적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발전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둘째로, 언젠가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지금까지 완성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비전을 위해 발전을 거듭하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정말 매력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Making a decision reduces opportunities in the short run, but increases opportunities in the long run. The economy, politics, and job market of the future will host many unexpected shocks. In the sense, the world of tomorrow will be more like the Silicon Valley of today: constant change and chaos. So does that mean you should try to avoid those shocks by going into low-volatility careers like health care or teaching? Not necessarily. The way to intelligently manage risk is to make yourself resilient to these shocks by pursuing those opportunities with some volatility baked in. In the short run, low volatility means stability. In the long run, though, low volatility leads to increased vulnerability. because it renders the system less resilient to unthinkable external shocks.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짧게 봤을 때 기회비용의 손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는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한다. 경제와 정치 그리고 미래의 구인 시장은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는 지금의 실리콘벨리와 흡사한 모습을 띨 가능성이 크다. 끊임없는 변화와 카오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의사나 교사 같은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변화하며 기회를 끊임없이 추구해서 외부의 큰 변화가 닥쳤을 때 대처할 수 있게 현명한 위험을 지라는 것이다. 짧게 봤을 때 무변은 안정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 무변은 취약성을 의미한다.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외부의 큰 변화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Reid Hoffman은 현명한 위험을 지는 한 가지 방법으로 ABZ 전략을 제시한다. A는 현재 나아가는 목표를 나타낸다. 현시점에서 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목표가 되겠다. B는 요새 흔히 쓰이는 pivot 점을 나타낸다. 아예 새로운 지점이 아니라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몇몇 현상들이 명확해지면서 B가 더 좋은 목표 지점이라는 판단이 되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단, C나 D같이 전혀 새로운 지점이라기보다는 변화하는 현실에 전략을 재정립하는 정도로 볼 수 있겠다. Z는 최후의 보루를 의미한다. 지금 향해가는 목표 지점이랑 전혀 상관은 없지만 실패해도 거리에 내앉지는 말자는 것이다. Z를 갖음으로써 A와 B를 더 공격적으로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어느 정도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음으로써 투자 전략 A, B가 모두 실패해도 Z를 취해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쓴 부분이 적지 않지만,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믿는다. 전략 없는 개인은 아무리 뛰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부품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은 2022-07에 영어로 번역됨.)
Credits 🔗
사용된 두 그림 모두 저 위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