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치 질서의 기원

· 390 단어 · 2분 소요
  • 원제: The Origins of Political Order
  • 저자: Francis Fukuyama (스텐포드 정치학 교수)

Book cover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국가와 시대는 한정적이기에 다양한 정치 구조에 대한 생각이 쉽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도 각 국가는 꽤 다른 정치 구조를 갖고 있다. 익숙한 미국만 해도 주정부(federal)는 각 주(state)들의 연맹으로, 한국 정부만큼 강력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건국 당시부터 주정부가 강력해지는 것을 꺼리는 방향으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당연해 보이는 총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국가가 나서서 하는 의료보험에도 반감이 많다. 그에 따라 국가가 제공하는 혜택도 제한적이고, 공공기관은 비효율적이다. 대신 시장은 더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굴러갈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의 활약상과, 면허 발급에 몇 달씩 걸리는 DMV(차량 등록과 운전면허를 관리하는 부서)는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지금의 형태가 얼마나 현대 사회에 적합한지는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야 명확해질 것이다.

하나의 구조는 현시점만 보고 이해하기는 힘들다. 정치 구조는 관성이 크기 때문에,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수천 년 전의 부족 생활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다양한 정치 질서의 기원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어떤 특성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어떤 특성이 구체적인 환경에 의해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변수는 너무 많은 데 비해 우리가 연구할 수 있는 역사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칭기즈칸의 출현이나 활자의 발명은 인류에 막대한 영향을 줬지만 이들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구 반대편의 나비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듯이, 복잡한 시스템의 변화는 공식을 따를 수 없다.

Butterfly effect

그럼에도 다양한 정치 질서의 변화와 기원을 이해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파악하는데 통찰력을 길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민주주의가 당연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던 헝가리나 러시아 등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로 역사가 흘러갔다. 왕과 귀족들, 그리고 종교 세력까지 다양한 권력 분쟁이 외교나 경제 등과 어우러져 어떻게 흘러갔는지 보기 위해서는 한 국가만 보고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아무래도 한국인에게는 왕정이 익숙하지만, 수천 년간 내려온 한국이나 중국의 강력한 왕권이 당연하지는 않다. 같이 아시아로 분류되는 인도만 해도 통일된 인도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처음 출연했다. 그런 차이점들이 존재하는 반면, 정치 세력의 부상과 몰락은 어느 정도 공통점도 있다. 예를 들어, 망해가는 국가는 경직되어있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특권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고, 그런 본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그 변화 속에서는 그것이 단순한 혼란인지 붕괴인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역할이 축소되어가는 현대 세계지만 정치 구조의 흐름은 계속해서 개인에게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과연 현재의 구조와 방향은 세상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를 잘 만족시킬 수 있을까? ∎

추가로 읽기 좋은 책:

  •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 Yuval Noah Harari
  • 아시아의 힘 (How Asia Works) — Joe Studwell
comments powered by Disqus